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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뤼스

코코 샤넬의 패션과 무대 러시아 발레단이라는 뜻의 ‘발레 뤼스’는 20세기 초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의 협업이 빚어내는 혁신적인 무대로 파리를 뒤흔들었다. 당시 유럽 최고의 디자이너, 화가, 작곡가, 무용가들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는데, 그중 의상에 초점을 맞춰 지난 2013년 영국 내셔널 갤러리에서 전시를 하기도 했다.(링크 참조) 발레 뤼스의 기획자 디아길레프가 모아들인 의상 디자이너 그룹 가운데는,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나 앙리 마티스(Henri Mattisse) 같은 잘 알려진 화가를 비롯해 패션 디자이너 코코 샤넬(Coco Chanel) 같은 예외적인 이름도 보인다. 어쨌든 이러한 이들에 힘입어 디아길레프 이후로 고대 동양과 추상, 큐비즘과 초현실주의 등의 영향을 드러내면서 발레는 이전과 다른 새로운 전.. 더보기
카바레와 살아있는 인형 페트루슈카라는 발레를 아는 사람은 흔히 니진스키나 발레 뤼스만 훑는 경우가 많다. 한데 그 배후에 깔려 있는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맥락이 꽤 흥미롭다. 그 단서 중 하나는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이 자동인형이라는 설정이다. 여기서 살아있는 인간의 신체까지 기하학으로 환원시키는 기계주의의 욕망을 눈치 채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기계에 내포된 미래주의적 낙관을 전망하던 시기였지만, 페트루슈카에는 일종의 멜랑콜리가 깃들어 있다. 인간의 몸이나 신체, 정서, 광기 등은 아무래도 이성의 통제 영역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아무리 붙들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무엇, 파악 불가능한 무엇으로 인한 무기력과 우울의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20세기 초반 아방가르드의 산실은 카바레다. 다다이스트들의 놀이터였던 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