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카셀에서 5년마다 열려온 ‘도큐멘타(Documenta)’가 올해는 카셀과 함께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다는 건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아테네에서 배우기(Learning from Athens)'라는 주제를 내걸고 있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혹은 어느 아티클 제목처럼, ’도큐멘타는 아테네의 경제 위기를 악용하고 있는가?‘ 그 내용을 이어서 살펴보면 이러하다.
“올해 처음으로 도큐멘타는 카셀(Kassel)과 아테네(Athens) 사이에서 분리될 것이다. 이것은 그리스의 금융 불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위기 관광(crisis tourism)’인가, 아니면 간과된 이 도시의 현대미술 현장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출 것인가?
19세기 초의 그리스 독립 전쟁 이후로 그리스는 많은 난기류 발달을 겪었다. 오늘날, 이 나라의 계속되는 재정적, 정치적 혼란뿐만 아니라 대규모 이주(migration)와 관련된 사회적 투쟁과 문제는 많은 국제적 언론의 주목을 끌고 있다.
아마도 이것이 카셀과 아테네에서 행사를 개최한 ‘도큐멘타 14(Documenta 14)’의 예술감독 아담 심칙(Adam Szymczyk)의 결정이 ‘이국주의(exoticism)’와 '식민화(colonisation)‘ 문제에 대한 비판을 제기한 이유를 설명해준다. 분명히 이전 도큐멘타의 디렉터들은 그들의 전시 컨셉의 일부로 분권화(decentralisation)를 이용했다. 2012년의 13번째 행사는 카이로와 카불에서의 프로젝트를 포함했지만, 올해의 도큐멘타는 이와 같은 대규모로 분권화하려는 첫 번째 행사이다.
그리스의 경제 위기가 참조점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작가 아놀드 보드(Arnold Bode)가 이끈 1955년 카셀 도큐멘타의 첫 회는 나치 정권 하에서 금지되었던 퇴폐 예술(degenerate art)을 보여줌으로써 정치적 발언을 한 바 있다. 아테네는 유럽이 더욱 광범위하게 직면하는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딜레마를 구체화하기 때문에 ‘도큐멘타 14’에 의해 선택되었다.[...]
도큐멘타14의 워킹 타이틀인 ‘Learning from Athens’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행사는 카셀에서 사전에 포장된 이벤트를 아테네의 한 개 이상의 장소로 낙하시키는 대신에 아테네와 그 시민들에게 배우려고 한다. 도큐멘타14는 3년간의 배움의 과정, 반응 테스트, 협업 및 지식 창출을 통해 펼쳐졌으며 동시에 두 곳에서 공공 생활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했다. [...]
위기는 관심사를 창출한다. 서양 미술 (및 보다 구체적으로 대규모 일시적 이벤트)의 맥락에서 재배치(relocation)는 예술사적 서사를 재구성하거나 큐레토리얼 프레임 워크를 재생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이런 식으로, 주변부보다 더 매혹적인 것은 무엇인가? [...] 우리는 아테네의 맥락에서 자본 위기에 대한 잉여 이익을 관찰할 수 있다. 그것은 일반적인 위험 없이 주변부의 모험을 제공한다. [...]
캐서린 다비드(Catherine David)가 큐레이팅한 도큐멘타10 이후, 이 기관은 카셀 내에서의 자연적 국경을 극복하려고 노력해왔다. 이는 오쿠이 엔위저(Okwui Enwezor)가 큐레이팅한 도큐멘타11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실현되었으며, 이는 5개 도시를 거쳐 카셀에서 끝난 5개의 플랫폼 모델을 통해 대형 전시의 개념을 다시 활성화시켰다. 아마도 카셀과 아프가니스탄에 초점을 둔 카롤린 크리스토프-바카르예프(Carolyn Christov-Bakargiev)의 도큐멘타13에서 사용된 모델은 아마도 덜 성공적 일 것입니다. 전쟁으로 파괴된 아프가니스탄은 아마 너무 먼 주변부일 것이다. 그러한 접근은 오리엔탈리즘적 착취의 관점에서 읽을 수 있다.”(apollo-magazine.com 참고, 발췌/ 위 사진: The Parthenon of Books (2017), Marta Minujín. Friedrichsplatz, Kassel, Documenta 14. Photo: Roman März)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수도는 개구리, 염색된 양, 대리석 천막 등이 난입했다. 하지만 많은 지역 주민들이 독일의 예술 행사의 ‘식민지적 태도’에 격분한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한다. 거기서 인용하고 있는 아테네 박물관 디렉터 카테리나 델라포르타(Katerina Dellaporta)에 따르면, “우리는 현대미술에 열려 있고자 한다. 그러나 보통 그리스인들이 그것에 얼마나 열려 있는지는 또 다른 질문이다.” 좀 더 내용을 살펴보면 이렇다.
““나는 아테네의 비잔틴과 기독교 박물관 아래의 정원에 있다. 거기에는 개구리 소리와 개구리 같은 목소리가 인공 수로를 따라 줄지어 있는 꽃, 수풀, 나무에서 나오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평온한 오아시스인 곳에서의 기괴한 경험이다. 그러나 이 양서류 코러스는 사실 현대미술의 작품이다. 녹지에 숨어있는 24명의 발화자로부터 나오는 ‘음향 낙서(sonic graffiti)’ 작품이다. [...]
‘몽상(a reverie)’으로 묘사된 이 작품은 작고한 미국 아티스트 벤 패터슨(Ben Patterson)의 메가 아트쇼를 상상한 작품이다. 들리는 바에 따르면 박물관의 정원이 가로지르는 아리스토파네스(Aristophanes)의 희극인 <개구리(The Frogs)>뿐만 아니라 고대의 일리오스(Ilissos) 강에 대한 수긍이다. 패터슨은 기원전 5세기에 그 지역이 개구리 섬으로 알려졌다는 사실에 즐겁게 놀아본 것이다.
이것은 14번째 도큐멘타이다. 연합군 공습의 전력을 느낀 도시에서의 원래 미션은 제3 제국이 퇴폐라고 간주한 작품에 대한 금지에 의해 그 즐거움이 거부된 관객에게 현대 서구 미술을 가져다주는 것이었다. 그 성공으로 5년마다 열리는 제도가 되었다.
처음부터 이중 위치는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다른 회에는 실패나 성공에 대한 그러한 기대에 직면해본 적이 없다. 이중의 조치는 독일과 그리스 간의, EU의 가장 강력하고 약한 회원국 사이의 불만이 고조된 순간에 발표되었다. 불안이 가득했다. 현대미술이 출생지와 전통적 본거를 보여주게 되면서 카셀은 아테네로의 방문객 손실을 두려워했으며, 후자는 2004년 올림픽 - 많은 이들에게 그리스를 거의 파산 상태에 이르게 한 가장 큰 단일 원인 - 과 마찬가지로 크고 잠재적으로 부담스러운 이벤트를 주최하는 데 대해 두려워했다.
독일 언론이 조롱삼아 슐덴랜드(Sculdenland) 또는 채무국이라고 불렀던 것에 대해 그러한 규모와 범위의 기관을 이식하는 것이 현명한지에 대한 문제가 또한 제기되었다. 독일의 재정적 청렴에 대한 안티테제이자 유럽의 실패의 구체화인 그리스가 어떻게 세계 현대미술에 대한 주요 논의의 장이 될 수 있을까?
도큐멘타14의 예술감독 아담 심칙(Adam Szymczyk)에게는 그러한 틈을 탐색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 폴란드 큐레이터는 이 행사를 “각 회마다 자신의 시대를 반영하고, 목격하고 치열하게 논평하는” 국제 미술계의 양심에 해당하는 것으로 묘사했다. 아테네는 유럽을 소모시켜온 경제 및 이주 위기의 만남의 장소로서 소유와 탈취, 전복과 부채에 대한 세계적인 복잡성을 탐구하기 위해 “비옥한 땅”을 제공했다.
[...] 그것은 또한 의견 차이와 열띤 논쟁의 토대를 제공했다. 지난 달 아테네에서 열린 도큐멘타14(그 두 번째 부분은 6월 10일 카셀에서 열린다)는 착취에 대해 불평하고 감시 비용에 대해 고의로 잘못 판단한 일부 피고용자들과 함께 ‘식민주의 태도’에 대한 비난의 한 가운데 있다. 전시 주제인 ‘아테네에서 배우기’조차도 잘난 체 하는 거라고 했다.
‘크라푸멘타14(Crapumenta 14)’라는, 이 스펙타클을 혹평하는 낙서가 곧 나타났다.(위 사진) “당신의 문화 자본을 키우기 위한 자국의 이국화(exoticize)를 거부한다. 국민들 서명”은 특히 선호되었다. 아테네 시장인 지오르고스 카미니스(Giorgos Kaminis)는 도큐멘타가 관광에는 환상적이라고 (완전히 매진된 카셀에서 아테네 새 항공편이 입증한 것처럼) 언급하는 한편, 비평가들은 그것이 최악의 위기 관광에 해당한다고 불평했다.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분노가 있다.”고 아테네의 큐레이터인 나디아 아르기로풀루(Nadja Argyropoulou)는 말했다. “그들의 이론은 아름답고 급진적이며 시의적절하지만, 일상에 뛰어들거나 현실을 다루지 않았다. 상황은 이론을 겸손하게 만들고 예술을 실제 삶만큼 중요하게 만든다.”
비방자들에게 있어, 심칙(Szymczyk)은 그가 싫어한다고 공언하는 기업, 신자유주의 질서의 구현이자 최악의 종류의 독일 소프트 파워의 공급자가 되었다. 전시가 난해했을 뿐만 아니라 그리스 예술가와 큐레이터를 생략하는 가장 중요한 죄를 범했다. “너무 많은 이름들이 있다.”라고 아르기로풀루가 말한다. “그 안에 있었어야 했지만 결코 접근하지 못했던 사람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이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써 달라. 그들이 실패하면 그들의 현대미술의 폐허가 우리에게 남아있을 것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과거를 바라보고 있는 나라에서 정체성에 대한 미결의 문제가 남아 있으면 그것은 재앙이 될 것이다.”
46세의 심칙은 독단자로 명성이 높다. 예술의 경계를 뛰어 넘는 놀라움에 대한 그의 열망은 그에게 찬사를 안겨주었다. 전시를 분할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은 그의 가장 위험한 조치이다. 큐레이터들이 권력에게 진실을 말하는 상상할 수 없는 위업을 빼앗겠다고 주장하고는 있지만, 참여한 160명의 예술가 중 거의 모두가 알려지지 않은 이들이다. 오프닝 1주일 전까지 40개의 전시 장소(그리스에서 제공하는 시설)의 대부분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심칙은 자신의 팀을 분명히 흔들어놓은 모든 소란 때문에 도큐멘타의 시점을 이중화하는 것이 옳은 일임을 확신한다. “아테네는 유럽에서 가장 흥미로운 도시 중 하나이다.”라고 도큐멘타의 사무실 중 한 곳으로 사용되었던 1980년대 건물에서 커피를 마시며 말했다. “현재 재발견중인 소수의 장소 중 하나이다. 이 도시는 사람들과 아이디어를 위한 비옥한 장이다. 그것은 지난 10년 동안 거의 낭비되었다.”
포퓰리즘과 혼란스러운 정치적 아젠다의 시기에, 아테네는 확실히 지역적인 카셀에 대한 완벽한 대위법처럼 보였다. “나는 카셀이 글로벌 아이디어와 정치에 관해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그것을 점검할 다른 곳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
방문객들은 최근 아테네의 농업 대학교(Agricultural University)에 ‘특별히 준비된 과수원 목장’으로 이동하여 아프리카 대륙을 대표하는 54마리의 어린 양을 보았고, 말리 공화국의 아티스트인 아부바카르 포파나(Aboubakar Fofana)가 푸른 음영에 차이를 두어 염색하여 이주의 위험을 강조했다. 사실 1996년 이라크에서 도피하여 베를린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의 예술가 히와 K(Hiwa K)와 함께, 이주는 중심 주제이다. 어떤 비디오 작품은 그리스를 거쳐 자유를 향한 자신의 발걸음을 되짚는다. 그의 원룸 아파트는 현재 베나키 뮤지엄(Benaki Museum)의 안뜰을 장식하고 있다.
한편, 캐나다의 예술가인 레베카 벨모어(Rebecca Belmore)는 그리스의 이주 위기를 상징하는 세계적인 피난민 피난처인 대리석 천막을 조각했다. 아크로폴리스(Acropolis)인 페리클레스(Periclean)의 걸작을 완벽하게 볼 수 있는 시야 내에서 고전적인 순수주의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
현대 시각예술의 발전을 위한 기관인 라디오 아테네(Radio Athènes)를 운영하는 헬레나 파파도풀루(Helena Papadopoulou)는 분열에서 영감이 나온다고 믿는 이들 중 하나이다. “그리스는 항상 현대 예술을 희생하여 고대 유산에 집중해왔다. 도큐멘타가 한 것은 그러한 판을 해방시키고 사람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현대 미술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서 아테네에 호기심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것은 대단히 긍정적이다.”
슬픈 현실은 대부분의 그리스인들이 도큐멘타14를 보지 못할 것이고, 종종 그 자체의 특수 용어 가운데 헤매는 것처럼 느끼는 전시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독일의 비대한 힘이 비잔틴과 기독교 미술관과 같은 장소를 개조하여 지나갈 것이다. 그리고 나서 대부분 잊혀질 것이다. 그러나 보러 온 이들에게, 다른 세상 같고 거의 꿈같은 성질의 아테네 구간은 궁극적으로 유산으로 남을지 모른다. 보고 나서 오랫동안 양심에 스며들어가는 것이다.
“당신은 유럽의 문제를 여기에서 느낀다.”라고 전시를 위해 뛰어든 네덜란드 문화 정책 담당자인 엘스 반 덴 베르그(Els Van den Berg)가 말한다. “당신은 빈곤을 느끼고, 이러한 손실의 분위기를 느낀다.”라고 그녀는 덧붙인다. “이것은 의도적으로 혼란스러운 도큐멘타이다. 전반적인 경험, 큐레토리얼 스토리는 예술 작품보다 강하다. 그것이 그 모든 것을 매우 긍정적으로 만든다.” 도큐멘타14는 7월 16일까지 아테네에서, 카셀에서는 6월 10일부터 9월 17일까지 개최된다.”(theguardian.com 참고,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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