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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 북한 우표에 등장?!

 

요즘도 우표가 나오긴 하나 싶지만, “국가적 성과나 세계적 행사를 기념하기 위해여전히 우표가 만들어지곤 한다. 그래서 우표를 통해 한 나라의 역사를 볼 수 있다.”고까지 말하나보다 싶다. 그런데 이건 북한도 예외가 아니어서, 가령 평양의 스카이라인을 지배하는 105층짜리 피라미드 모양의 구조물인 류용 호텔(Ryugyong Hotel)과 북한이 참가 자격이 없던 2014년 월드컵(World Cup)” 등의 주제로 우표가 만들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뜬금없이 영국의 프린세스 다이애나가 북한 우표에 등장한다는 건 무슨 소릴까? 좌우지간 호기심 돋지 않을 수 없는지라 그 내용을 좀 들여다보기로 했다.

최근 CNN에 따르면, 북한은 한국 전쟁의 기념일과 연례 미 제국주의 투쟁의 달(Struggle Against US Imperialism Month)”이라는 기념일을 기해 두 개의 반미 우표를 내놓았다. 미 국회의사당(Capitol Hill)을 겨냥하는 핵탄두와 미국의 미사일을 부수는 주먹이 등장하는 이 우표는 적을 미끼로 컬렉터들을 유혹하는 아이템을 발행하는 평양의 오랜 전통을 잇는다. 그러나 이러한 반미 이미지는 매년마다 은둔 국가가 발행하는 대담하고, 기괴하며, 어떤 경우에는 매우 평범한 디자인의 판테온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설치류 등 동물을 묘사한 우표는 주로 해외 컬렉터들을 대상으로 한다. 북한의 우표 발행 기관이 관리하는 온라인 카탈로그에는 70개가 넘는 디자인 카테고리가 있다. “혁명의 역사(revolutionary history)”경애하는 김정은 동지(Respected Comrade Kim Jong-un)” 같은 주제가 교통 및 기반시설, 혁신 등 소프트한 권력의 기념과 함께 등장한다. 그러나 버섯”, “갑각류체스를 포함하여 예기치 않은 범주가 있다. 예리한 선교사들은 또한 귀여운 새끼 고양이의 묘사에 대한 북한의 분명한 선호도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의 아시아 연구 책임자인 로스 킹(Ross King)에 따르면, 컬렉터들의 시장에 주목하면서 평양은 우표 산업을 꾸준한 소득원으로 전환했다.

광범위한 사안에서 컬렉터 지향의 우표는 정치적 메시지보다 중요하다. 그들은 심지어 80년대에는 영국인이 우표를 사는 걸 감안해서 프린세스 다이애나도 우표로 발행했다.” (위 사진) 킹은 전화를 통해 이와 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우표 발행 당국 중 하나로서 바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라고 한다.

미국은 속물 수집가들로부터 엄청난 돈을 벌기 위해 우편 서비스를 이용하는 나라의 또 다른 사례라고 하면서, “북한과 미국은 그 점에서 매우 유사하다.”라고 말했다. [...]

독일 컬렉터이자 우표 딜러인 빌렘 반 데어 빌(Willem van der Bijl)에 따르면, 우표는 시장 가치가 높지 않더라도 생산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지 않으므로 수익성이 높다고 한다. [...] “그들은 단지 가치가 없는 종이를 인쇄할 뿐이지만 귀중한 달러를 받는다. 그것은 다소 공돈 같은 것이다. 스포츠와 동물이 나오는 우표들은 수집가를 기쁘게 하고 외화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

세계의 우표 시장이 변화하고 있으며, 변화하는 수요를 반영하여 북한의 디자인이 진화하고 있다. 1980년대 프린세스 다이애나와 독일의 테니스 스타인 슈테피 그라프(Steffi Graf)의 이미지가 서양의 컬렉터들을 유치하는 데 사용되었다. 킹에 따르면, 오늘날 중국이 주요 타깃이다.

유럽이나 북미 지역의 어느 누구도 우표를 더 이상 수집하지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북한의) 우표들은 중국 컬렉터들이 구입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중국 테마를 밀고 있다. 중국의 컬렉터들에게 매력적일 디자인에 대한 명확한 전환이 있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디자인이 북한-중국의 친선 관계 또는 중국 대중문화와 문화 아이콘을 기념하고 있다.” [...]

나는 북한인들에게 중국의 주제를 사용하지 말라고 말했다.”라고 우표 딜러들과 접촉을 계속하고 있는 반 데어 비얼(Van der Bijl)은 말했다. “수집가들의 시장은 우표를 발행한 나라와 관련된 우표를 원한다. 우표를 통해 우리는 한 나라의 역사를 볼 수 있다. 나는 다른 나라에 관한 주제를 만들기 시작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 북한의 포스터 데이터베이스를 온라인으로 만든, 라이덴 대학(Leiden University)의 강사인 코엔 데 이스터(Koen de Ceuster)에 따르면, 반미 예술은 북한 비즈니스 모델에 있어 무시할 만하지만, 외교 관계에 여전히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 발행된 우표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는 로켓 미사일 기술의 최근 발전 - 북한인들이 현재 백악관을 가시권에 두고 있으며 미사일 시스템으로 미 대륙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고 그는 말했다. “프로파간다 이미지는 종종 남한에서 미국의 존재를 점령의 한 형태로 나타내며, 통일을 위해 미군의 철수를 요구한다.”

북한의 예술 작품은 역사적으로 평양과 워싱턴의 긴장 관계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했다. 베트남 전쟁 당시 우표는 반미 공산주의자들과 연대하여 발행되는 한편, 1969미국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저널리스트들의 국제 컨퍼런스(International Conference of Journalists Against US Imperialism)”라는 공식 제목으로 발행된 것은 펜으로 공격 받는 리처드 닉슨(Richard Nixon)을 보여주었다. 1968년 북한이 납치한 미국의 스파이 배인 푸에블로호(USS Pueblo)를 묘사한 우표는 또 다른 공통적인 비유이다.

그러나 예술은 삶을 모방할 수 있지만 우리가 사건을 예견하는 것을 돕는 것은 거의 없다고 킹은 말했다. “북한의 우편 이미지를 정책 방향에 대한 진단이나 당 노선에 대한 의혹을 확인하는 데 사용할 수 있지만 불행히도 정책을 예측하는 데 사용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링크 참고)